안녕하세요. 신통방통의원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오진석입니다.
며칠 전부터 옆구리나 등 한쪽이 콕콕 쑤시고 따끔거리는데, 겉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어서 "담이 결렸나?", "잠을 잘못 잤나?" 하고 파스만 붙이고 지내셨던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다 며칠 뒤 그 자리에 붉은 발진과 물집이 올라오고 나서야 대상포진이라는 걸 알게 되는 분이 많습니다.
진료실에서도 "처음엔 근육통인 줄 알았어요", "물집이 생기고 나서야 병원에 왔는데 늦은 건가요?" 같은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오늘은 대상포진 초기증상이 근육통과 어떻게 다른지, 왜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고 하는지, 그리고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무엇인지 차례로 설명드리겠습니다.
Q1. 대상포진은 왜 생기나요?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수두가 나은 뒤에도 바이러스는 몸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 주위에 조용히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발진과 통증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대상포진은 새로 옮아서 생기는 병이라기보다, 내 몸 안에 숨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는 병에 가깝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과로나 수면 부족, 큰 병을 앓은 뒤처럼 몸의 방어력이 떨어졌을 때 잘 생깁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021년 대상포진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72만 2,257명이었고, 60대(23.8%)와 50대(22.4%)가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40대도 15.9%를 차지할 만큼, 젊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병은 아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대상포진을 주의해야 할 계절로 여름(7월)을 꼽고 있습니다.
Q2. 대상포진 초기증상, 근육통과 어떻게 구별하나요?
대상포진이 까다로운 이유는 발진보다 통증이 먼저 오기 때문입니다. 물집이 생기기 며칠 전부터 피부가 따끔거리거나 쑤시고, 옷깃만 스쳐도 아픈 감각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겉으로 보이는 게 없어서 근육통이나 담, 디스크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구별에 도움이 되는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대상포진 초기 통증 | 일반 근육통 |
| 통증 위치 | 몸의 한쪽에만, 띠 모양으로 나타남 | 양쪽 또는 특정 근육 부위 |
| 통증 양상 | 따끔거림, 화끈거림, 찌르는 듯한 통증 | 뻐근하고 묵직한 통증 |
| 피부 감각 |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아프거나 예민함 | 피부 감각은 대체로 정상 |
| 움직임과의 관계 | 자세나 움직임과 관계없이 아픔 | 움직이거나 누르면 더 아픔 |
| 며칠 뒤 변화 | 같은 자리에 붉은 발진과 물집이 생김 | 쉬면 점차 좋아짐 |
| 동반 증상 | 몸살 기운, 두통, 미열이 함께 올 수 있음 | 대체로 없음 |
💡 핵심은 "몸의 한쪽", "띠 모양", "피부가 예민해지는 통증"입니다. 이런 통증이 있고 며칠 안에 같은 자리에 발진이나 물집이 보인다면 대상포진일 가능성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물집은 보통 2~3주 정도 이어지다가 고름이 잡히고 딱지가 앉으면서 가라앉습니다.
Q3. 왜 '72시간'이 중요하다고 하나요?
대상포진 치료의 기본은 항바이러스제입니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가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는 약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한창 증식하는 초기에 쓸수록 도움이 됩니다.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항바이러스제를 발진이 생긴 뒤 72시간 이내에 투여하면 피부 병변이 낫는 것을 돕고, 급성 통증 기간을 줄이며,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흔히 대상포진의 '골든타임'을 72시간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72시간이 지났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났더라도 새 물집이 계속 생기고 있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얼굴이나 눈 주위에 생긴 경우, 고령이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미 늦었겠지" 하고 넘기지 마시고 진료를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4.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무엇이고, 누가 조심해야 하나요?
대상포진에서 가장 걱정하시는 것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입니다. 피부 발진이 다 나은 뒤에도 그 자리에 통증이 계속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하며,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발진이 생긴 뒤 3개월 이상 만성적인 통증이 이어질 때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단한다고 설명합니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나오면서 신경 자체에 손상을 남기기 때문에, 피부는 깨끗해졌는데 통증만 남는 일이 생깁니다. 화끈거리거나 칼로 베는 듯한 통증, 옷이 닿기만 해도 아픈 증상이 대표적이고, 통증은 수개월에서 심하면 수년 동안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더 주의해야 하는 경우
· 고령인 경우
· 급성기 통증과 발진이 심했던 경우
· 암 치료 중이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
· 얼굴 부위에 대상포진이 생긴 경우
특히 나이의 영향이 큽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자료에 따르면 40대에서는 약 10%만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는 데 비해, 70대 이상에서는 50% 이상에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5. 통증이 심할 때 신경차단술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대상포진 통증은 약만으로 조절이 잘 되는 분도 있지만,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 위험이 높은 분에게는 신경차단술을 함께 고려하기도 합니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 주위에 국소마취제 등을 주입해 예민해진 신경을 가라앉히는 치료입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대상포진 발생 후 조기에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면 통증 감소와 함께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39개의 무작위 대조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Kim 등, 2021)에서도,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지속적 경막외 차단, 항바이러스제와 병용한 국소 주사 치료, 척추옆 신경차단 병용 치료 등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되었습니다.
📌 초음파로 바늘 위치를 확인하며 진행하는 주사 시술 장면
다만 신경차단술이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며, 효과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통증의 정도, 발병 후 지난 기간, 나이, 복용 중인 약(특히 항응고제) 등을 종합해 필요 여부와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이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넘어간 경우에는 신경통에 쓰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고, 상태에 따라 신경차단술을 함께 시행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1. 대상포진은 다른 사람에게 옮기나요?
A1. 대상포진 자체가 대상포진으로 옮겨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물집 안에는 바이러스가 있어서, 수두를 앓은 적이 없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이 물집에 직접 닿으면 수두에 걸릴 수 있습니다. 물집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는 병변을 가리고, 영유아나 임신부, 면역력이 떨어진 분과의 접촉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2. 대상포진은 한 번 걸리면 다시 안 걸리나요?
A2. 그렇지 않습니다. 바이러스가 몸 안에 계속 남아 있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한 번 앓았던 분도 평소 건강 관리와 예방접종에 대해 의료진과 상의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3.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누가 맞으면 좋은가요?
A3. 일반적으로 50세 이상 성인에게 예방접종이 권장되며, 과거에 대상포진을 앓았던 분도 접종할 수 있습니다.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횟수와 간격, 접종할 수 있는 대상이 다르므로, 본인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맞는 백신은 진료 시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면 됩니다.
Q4. 물집이 생겼을 때 터뜨리거나 연고를 발라도 되나요?
A4. 물집을 일부러 터뜨리거나 긁으면 2차 세균 감염이 생기거나 흉터가 남을 수 있습니다. 병변은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하시고, 연고나 소독약은 임의로 사용하기보다 처방받은 대로 사용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5. 얼굴이나 눈 주위에 생기면 더 위험한가요?
A5. 얼굴, 특히 이마나 눈 주위, 코끝에 대상포진이 생기면 눈에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귀 주변에 생긴 경우에는 안면 마비나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런 부위에 발진이나 통증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 정리
대상포진은 몸 안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진 틈에 다시 활동하면서 생기는 병입니다. 발진보다 통증이 먼저 오기 때문에 초기에는 근육통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몸의 한쪽에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따끔한 통증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발진이 생긴 뒤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통증 기간과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고령이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통증을 초기에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한쪽 몸이 아프다고 해서 모두 대상포진은 아니며, 치료 방법과 경과 역시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통증의 양상과 피부 변화를 살펴보시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본인 상태에 맞는 치료 방향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피부는 2~3주면 낫지만, 신경에 남은 통증은 훨씬 오래갈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참는 병이 아니라, 일찍 확인할수록 좋은 병입니다.
📚 참고 자료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대상포진(Herpes zoster)」
· 서울아산병원 뉴스룸 (2025.02.20), 「이건 못 참지! 대상포진의 모든 것!」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 「대상포진 신경통 치료」
· Kim J, Kim MK, Choi GJ, Shin HY, Kim BG, Kang H. (2021). Pharmacological and non-pharmacological strategies for preventing postherpetic neuralgia: a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The Korean Journal of Pain 34(4):509-533.
· 국민건강보험공단 (2023.04 발표), 대상포진 진료 현황 — 2021년 진료 인원 72만 2,257명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로 보는 질병정보 「대상포진」
신통방통의원
오진석 원장
-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 전임의·외래교수
- (전) OK병원 비수술치료센터장
- 대한통증학회 통증고위자과정 이수
- 대한통증학회 중재적 시술전문 교육과정 이수
- 대한통증학회·대한척추통증학회 정회원
- 현 신통방통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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