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000달러선을 돌파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과 은으로 투자 자금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가운데 귀금속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값 온스당 5000달러 돌파,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5028.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8.5달러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이 500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 선물은 최근 2년 사이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해 10월 4000달러선을 돌파한 이후 상승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은값도 폭등, 사상 첫 100달러선 상회
은값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은 전날 온스당 101.33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 은값은 지난해 한 해 동안 150% 이상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기간에 40% 넘게 오르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지정학적 불안과 트럼프 행보가 유입 촉발
시장에서는 금·은 가격 급등 배경으로 지정학적 불안 심화와 거시 불확실성 확대를 꼽는다. 통상 금과 은은 전쟁·분쟁 등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질수록 수요가 늘며 상승세를 보이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최근 그린란드 관련 갈등과 베네수엘라 공격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외 행보를 둘러싼 혼란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귀금속 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촉발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 "불확실성 시대의 필수 포트폴리오"
독립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웡은 로이터통신에 “경제·정치적으로 극도로 불확실한 시기에 금은 피난처이자 분산투자 수단으로서 전략적 포트폴리오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 독립성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감
통화정책을 둘러싼 기대감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압박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새로 지명될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기조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 수요를 자극했다. 공급이 제한된 금은 화폐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거나 금리 인하 국면에 진입할 때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국내 골드뱅킹 잔액 2조원 돌파
금값 급등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하는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21일 기준 2조12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말 사상 처음 1조원을 돌파한 뒤 약 10개월 만에 2조원을 넘어서며 금 투자 수요 확대 흐름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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