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치루 치료부터 수술까지, 솔직 기록기

치루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치루...
남들에게 오픈을 안(못)할 뿐 사실 항문질환 있는 분들이 정말 많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저의 치루를 알고 있는 주변 지인들이 그리 많진 않아요.
처음에는 연고로 셀프치료를 시작해서 결국 수술까지 받았던 저의 솔직한 치루 치료 기록기를 부끄럽지만 써보려고 합니다.
일단 치루, 치핵, 치열을 다 통틀어서 치질이라 해요.
정확히는 항문농양이라는 질환인데, 이 질환이 일반적으로 치루로 발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서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해요.
치루는 항문선 안쪽부터 피부 바깥까지 구멍이 생겨서 고름이나 분비물이 생기는 증상입니다.
저는 평소에 과민성대장증후군도 없고, 장염도 어쩌다 한번 걸리고 재발X, 변비도 없는데 갑자기 치루가 생겼어요.
좀 이물감은 있다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두둥 피를 보았고 사색이 되어 검색에 들어갔어요😱😱

 

셀프 치루 치료

먼저 집에서 하는 셀프 치루 치료로 가장 많이 하는 연고 치료.

이 두가지는 너무 유명해서 항문질환 있는 분들은 한번씩 다 써봤을 것 같네요.
안타깝게도 저는 저 연고들로 효과가 1도 없었습니다.
연고만으로 치루 치료가 가능했던 분들은 정말 천운을 받으신 거예요....
수술만은 피하고 싶어서 다른 셀프 치루 치료로는 먹는 약, 좌욕 다 해봤지만 낫질 않아서 결국 항외과에 가게 됩니다ㅠㅠ

 

항외과 방문

치루 수술은 어려운 수술은 아니니 저는 그냥 집에서 가까운 병원으로 갔어요.

진단하는 과정이 정말 아주 매우 아팠고ㅠㅠ
병원에서 보자마자 치루라고 전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 했어요.
일단 알겠다고 하고, 수술하면 최소 1주일은 쉬어야 해서 연차 일정 확인한 뒤에 나중에 전화로 예약 날짜를 잡고 병원에 다시 갔어요.
먼저 엑스레이 촬영하고, 채혈하고, 소변검사, 심전도 등 검사를 했구요.
전날 5시경에 저녁을 먹고 6시경에는 장 비우는 약을 먹어요.
장 비우는 약이 효과가 대단하더라구요. 고통스러웠다는 뜻입니다ㅠㅠ

 

​수술 당일

이날은 밥 안 먹은 저를 위해 수액을 꼽아주셨어요. 수술 끝나면 없을 거라 하셨구요.

 

입원실에 있다가 수술 전에 혈압을 재는데 이때부터 가슴이 쿵쾅쿵쾅 너무 긴장되더라구요.

참고로 저는 수술이 좀 걸릴 수 있다고 해서 (대략 30분~60분)
그냥 재워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척추 마취는 생각보다 많이 아프진 않았어요.
한의원에서 허리에 약침 맞는 정도? 하지만 제 척추가 잘 안보여서 3번이나 놨네요..
그 후 수면 유도 주사를 놔주셨고…
뻐근하세요~ 라는 말을 듣자마자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수술이 끝났어요.
마취로 기억이 통삭제!
​

병실로 이동한 뒤에 주의사항을 들었어요.

4시간 동안은 천장을 보며 눕는 걸 권장했고 그 뒤론 옆으로 눕는 것까진 된다고 했어요.
그리고 마취가 풀리면서 극강의 고통이 시작됩니다😭🫠
꼭 불난 듯한 뜨거운 쓰라림이 느껴졌어요.
무통 주사를 맞았는데도 진짜 너무 아팠어요. 어떻게 뭐 표현이 안되는 고통이네요.
무통을 더 센 걸로 맞을 순 없냐고 햇는데 병원에선 원래 항문쪽 주사가 바로 안든다고 해서 버티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거기다 항문에 있는 커다란 거즈의 이물감도 느껴지면서 진짜 불편했었구요.
수술 후 6~7시간쯤 지난 이후에 무통이 들기 시작하면서 거즈도 제거해줘서 그제서야 좀 편안해졌었어요.

단, 거즈 뺄 때 아주 굉장히 아파요.... 그래도 빼고 나니까 시원하더라구요.

그 거즈때문에 더 아팠던 것 같기도 해요.

이날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아예 잠을 못 잤었어요.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다음날 퇴원했어요.
보통 치질수술은 1박 2일 또는 당일에 퇴원을 하는데 저도 다음날 퇴원했습니다~

​

 

수술 후 퇴원

퇴원 후 관리 안내문을 받아들고,손목에 달린 저 무통주사를 가지고 퇴원해요.
처음에는 이걸 가지고 퇴원을..?? 싶었는데 원래 다 그렇다네요.

통증이 심해질 때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무통주사가 더 투약되는 거예요.

그래서 집 스탠드에 걸어놓고 누워있었어요.

퇴원 후에는 가장 중요한게 일단 휴식이에요.

전 주말 전에 수술해서 집에서 푹 쉬어줬어요.

어차피 외출은 하기 힘들어요. 좌욕을 필수로 해야하거든요.

(​+수술 전에 미리 도넛 방석 꼭 준비해서 사용하는게 좋아요)

 

치루 치료는 수술을 하고 나면 땡! 끝이 아니라좌욕이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좌욕은 반드시 매일 매일 해야 하구요!

휴지나 비데는 안되고, 흐르는 샤워기 물로 처리 후 물티슈로 닦아야 합니다.

이때 좌욕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물론 값비싼 고가의 좌욕기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좌욕을 얼만큼 잘하느냐가 더 중요하답니다.

저는 미지근한 물로 하루에 3번씩 했어요.

 

 

수술 후 일상생활

수술 후 1주일 정도는 당연히 힘들었어요. 전 일상생활도 조금 힘들었네요.

집에서 쉬었어도 힘들었는데 출근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때는 화장실을 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에 긴장이 되고 화장실을 한번 가면 뒤처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수술 앞두신 분들은 반드시 집에서 쉬셔야 해요.

제 기준 수술 하고 나서 3, 4일 정도 지나서야 통증이 사라졌구요.

이때 새 살이 차오르면서 약간의 간지러움도 있었어요.

그래서 적어도 1주일 정도는 쉬어야 간지러움도 사라지고 살만해지더라구요.

그리고 아 이제 괜찮다! 라고 하는 시기는 2주 정도는 지나야 해요. 분비물도 나오기 때문에 ^^;

그러니 수술 앞두신 분들은 최소 1,2주는 무리하지 마세요.

지금은 수술한지 많이 지나서 현재는 아주 멀쩡합니다~!

갑자기 생긴 항질환이라 정말 무서웠었고 수술만큼은 정말 하기 싫었는데 막상 수술하고 괜찮아지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치질 수술은 사람마다 편차가 정말 커서 수술 후에도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전 다시는 그 통증을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 이제는 너무 매운 음식은 잘 먹지 않고, 몸에 별 이상 없어도 가끔 좌욕으로 관리해주고 있어요.

치루 치료는 치핵이나 치열과 다르게 약물 치료보다는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니 치루인가 싶으면 저처럼 연고로 셀프로 치루 치료하지 마시고 그냥 바로 병원 가시는 거 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