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읽고갑니다. 119로 연락하는게 정확하게 병원갈수있어 좋네요
(엄청나게.. 긴 글이.. 순간 오류로 다 날아가.... 당황스럽지만...다시.. 작성해봅니다 ㅠㅠ)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순탄하게만 키우는 분들은 몇 안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현재 7살, 11살 두 아이를 키우는데 정말 많은 일들을 겪었거든요...
첫째가 두돌 막 지나서 어린이집에서 넘어지며 이마가 깨져 뼈가지 드러나 꿰맸던 이야기..
편도가 약한 첫째는 늘 열이 30-40도라.. 병원을 제집마냥 드나들었던 이야기...
둘째는 선천성 모반을 가지고 태어나 이것을 치료한 이야기(이건 따로 또 들려드릴게요)
둘째도 집에서 넘어져 이마가 깨져 응급실 달려간 이야기...
지난번 치료후기도 남겼지만 물사마귀로 두 녀석 모두 고생했으나 병원치료 없이 나은 이야기..
그리고 지금 들려드릴 이야기는.. 우리 첫째가 혈변을 누면서 발생한 이야기입니다.
때는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해.. 어린이집 졸업식도, 학교 1학년 입학식도 못한 우리 첫째~
마스크에 적응하고 학교에 적응해가며 열심히 다니던 10월 어느날
아들이 응아를 하다가 피가 나온다고 저를 찾는거에요.
가서 보니.. 선혈이 붉게 변기에 퍼져있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 변비 없이 하루에 한두번 꼭 응아를 하는데..
응아가 딱딱해서 항문에 상처가 난건가 싶어..
일단 깨끗하게 닦아주고 지켜보자 했는데 다음날도 또 혈변을 눈다고..
검붉은거라면 위나 소장에서 출혈이 발생해 소화가 되며 변으로 나오는거지만
이건 너무도 선혈이 낭자한 변이라서.. 일단 신랑이 오전 반차를 내고 집 근처 항문외과로 데리고 갔어요.
이 날이 금요일이었지요.
항문외과 다녀온 결과도.. 항문에 상처도 없고
대장쪽을 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는 거였어요.
일단은 집으로 복귀해서 신랑은 출근하고 아이는 친정엄마께 맡기고
제가 퇴근해서 보니 아이는 종알종알 밝고 컨디션도 좋았어요.
저녁을 준비하면서 보는데.. 아이 얼굴이 종이처럼 새하얗고 입술이 보라색인거에요.
헉!! 이거.. 문제가 있다! 싶은 생각에 퇴근하는 신랑편에
집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보냅니다.
세종에 충남대학교 병원이 막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에요.
신랑이 연락이 오는데, 아들은 어지럽다고 하면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토했다고 하고
충남대학교 병원은 아직 소아과 내시경 등이 안된다며
대전의 본병원인 충남대학교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네요.
금요일 퇴근길 엄청 밀릴텐데 평소에도 40-50분 거리를 아픈 아이를 데리고 가면 안되겠다 싶은 생각에
일단 신랑보고 집으로 오라고 하고 저는 119에 전화를 걸었어요.
상황을 설명하고 비슷한 시간에 도착해서 119 대원이 아이를 살펴보는데
창백한 얼굴을 보고 눈아래꺼풀을 뒤집어서 보더니 핏기가 없다면서
일단 구급차를 타고 아이 내시경이 되는 병원을 찾아 이동한다네요
저와 아이가 구급차를 타고 신랑은 119 구급차를 쫓아오기로 합니다.
(이 구급대원에게 정말 너무 감사했어요,
두려워하는 아이를 달래며 조근조근 설명해주고, 저에게도 119로 연락하길 잘했다면서
무턱대고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헤메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는 119로 연락을 하라고 해주시네요)
구급대원이 무전기로 대전/세종 근처의 대학병원 종합병원에
아이 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을 문의합니다. 다음날이 토요일이라서 소아 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이 많지 않을거라는거죠.
7-8분 정도 지났을까요? 대전 쪽의 대학병원 3곳은 모두 불가하다고 하고
종합병원 한 곳도 어렵다고 하고 어떻게 하나 싶은 찰나 청주의 충북대학교 병원에서 가능하다고 연락이 옵니다.
구급차를 돌리고 신랑도 연락해 충북대학교 병원으로 오라고 하고 출발했어요..
충북대학교에는 아래와 같이 소아청소년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들의 경우에는 소아내시경이 가능한 소아소화기영양쪽의 진료를 봐야했죠.
아이들이기 때문에 소아내시경이 가능한 곳으로 가야하는게 맞더라고요.
응급실에 도착해서 코로나 상황이라 보호자가 1명이어야하지만
아이가 어려 아이를 달래고 케어할 사람도 필요하기 때문에 저와 신랑 둘 다 응급실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위 이지혁 선생님이 내려와 보시고 신랑이 찍어둔 혈변 사진도 보시고는,
일단은 위내시경 진행하기 전에 코에 콧줄을 꽂아서 위에 식염수를 넣어서 빼면서
피가 섞여 나오는지 확인을 해보자고 하시네요..
(콧줄이 얼마나 괴로운지..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저도 이때는 울고불고하는 아들 달래고 붙잡느라 애만 썼지..
막상 제가 작년에 크게 아파서 콧줄을 경험하니.. 어른도 너무 괴롭고 울고 힘들던.. 그런거였어요 ㅠㅠ)
신랑과 제가 아들을 붙잡고 달래고 콧줄을 넣어 위에 있는 것 꺼내고
그리고 다시 식염수를 넣어 빼고.. 다행히 피는 나오지 않는 것이 위의 출혈은 아니라네요..
일단 너무 창백하고 빈혈수치가 낮으면 수혈까지 해야할 수 있기 때문에
입원이 결정됩니다. 물론 위내시경 대장내시경도 해야하고요..
양 팔에 주사를 꽂고 지쳐있는 아들이 너무 안스러웠어요..
갑자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미안하기도 하고..
4살의 어린 둘째를 엄마께 맡겨두고 온 터라 일단 제가 집으로 가고 신랑이 남기로 합니다.
그나마 주말이어서 다행이었죠..
토요일에 위내시경 대장내시경을 수행하고.. 결과.. 아무 이상이 없데요.
출혈이 발생한 흔적도 없다는거에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메켈게실 같다고...
"메켈게실.....????" 대체 이게 뭘까요?
메켈게실Meckel's diverticulm
태생 초기 태아의 혈액 보급로인 제장간막관이 퇴화되지 않고 남아 있어 생기는 장의 기형상태
설명을 봐도 잘 모르시겠죠?
진짜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고...
태어날 때 정상적으로 퇴화되지 않고 장이 돌출된 부분이 존재하고
이것이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출혈이 되어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더라고요.
충북대학교 이 교수님은 1년전에도 어른이 되어서야 수술한 케이스도 있다셨어요.
메켈게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핵의학검사를 진행해야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다행히 아들은 일요일부터 혈변을 누지도 않고 혈색도 많이 돌아와
수혈까지 할 필요더 없었고, 월요일에 퇴원이 가능하다고 결정이 되었어요.
그래도 원인은 알아야하니 핵의학검사는 2주 뒤로 예약을 하였고요..
일요일에 병실이 답답해서 산책하는 아들모습입니다.
양 손에 주사바늘 꽂고 그래도 해맑게 웃는 아들이 어찌나 안쓰럽던지요.. ㅠㅠ
화요일부터 일단 아들은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갔고, 2주 뒤에 가서 핵의학검사를 수행했어요..
이 검사를 수행하는 동안에도 정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해서
동영상을 보여주며 힘들어하는 아들 달래주고 했던 기억이...
그리고 며칠 뒤에 신랑이랑 다시 방문을 하니 다행히(?) "메켈게실"이 아니라고 하네요..
대체 그럼 원인이 무엇인지.. ㅠㅠ
일단 지금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만약에라도 다시 혈변을 누면
그때는 캡슐내시경을 진행하자고 하십니다.
캡슐내시경은 작은 카메라가 든 약을 먹어서 위장을 지나며 이 카메라가 사진을 찍어
출혈이 발생한 곳을 찾는 방법입니다...
다행히... 아들은 그 뒤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지금까지도 건강하게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진짜.. 아직까지도 왜 그 때 혈변을 누웠는지.. 원인을 알 수 없는 것이 뭐랄까 약간 궁금하긴 하지만요..
일단 여기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겪었던 일 중에
팁을 드리고 싶은 사연 하나를 소개드렸어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팁 2가지는~
1. 아이가 응급상황일 경우, 무조건 병원을 찾아 가지 마시고 119에 연락하라는 거에요.
119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하면 119에서 상황을 듣고 필요시 직접 와서 아이를 보고 구급차로 실어
아이에게 맞는 병원으로 이동을 해주실거라는거죠.
부모가 무조건 이동한다고 해결될게 아니라는건..
딸이 늦은 저녁에 이마가 깨졌을 때도 일단 119 전화해 성형외과가 있어 아이 이마를 꿰맬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니
어디 병원은 몇시까지, 어디 병원은 몇시까지 응급실 및 성형외과 가능하니 그리로가라고 안내해주더라고요..
2. 아이가 혈변을 누거나 위장장애가 있으면, 아이 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을 알아보라는 거에요.
아이들은 어리니까 아이 내시경이 가능한 병원이 따로 있더라고요.
이런건 당황하게 되면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 다닐 수 있는데, 헛걸음 하지 않는게 중요하니까요..
제 이야기가 어떤 분들께는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